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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직사퇴'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07/31 최문순의 실패와 재도전을 지켜보면서… (10)
  2. 2009/07/28 의지도, 전략도 2% 부족한 민주당 (41)

솔직히 고와 보이지 않았다. 금배지를 단 최문순 의원의 모습이 예뻐 보이지 않았다.

납득할 수 없었다. 공영방송 MBC의 사장을 지낸 그가 휴지기를 거치지도 않고 곧장 특정 정파에 몸을 싣는 모습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우려를 씻어낼 수 없었다. 그의 개인적인 선택이 결국은 공영방송 MBC와 그의 후배 전체에게 짐이 될 것이란 걱정을 덜어낼 수 없었다. 노조위원장 출신으로서, 차장 직급에 머물던 그가 일약 사장직에 오른 것을 빌미로 ‘MBC=노영방송’이라고 욕하던 사람들에게 그의 정계 입문은 또 하나의 먹잇감이 될 것이라는 근심을 떨쳐낼 수 없었다.

그래서 눈에 힘을 줬다. 그의 개인적인 행보가 언론계 전체에 어떤 발자국을 남길지를 예의주시했다. 정연주 KBS 사장 해임·YTN 낙하산 파동·미네르바 구속·MBC ‘PD수첩’ 사법처리·미디어법 강행처리 등등에 대해 정열적으로 대처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도 눈에 심은 쌍심지를 완전히 풀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풀어야겠다. 그에게 던졌던 차가운 시선을, 그 시선에 심었던 쌍심지를 거둬야겠다.

이렇게 말해도 될 것 같다.

그는 실패를 자인했다. 미디어법 강행처리 다음날, 민주당 의원 가운데 맨 먼저 의원직 사퇴서를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제출한 이유에 대해 그는 “책임을 져야 했다”고 고백했다. 다른 사람이 아니라 “언론계 비례대표로 온" 자신이 제일 먼저 책임을 져야 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각오를 다졌다. 자신은 정치와는 잘 맞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운동가가 정치인보다 더 편한 것 같다고 했다. 그래서 역시 의원직을 사퇴한 천정배 의원과 함께 ‘언론악법 원천무효 100일 행동’을 개시한다고 했다.

헤아릴 수 있다.

자신을 “언론계 비례대표”로 칭한 그의 말에서 이명박 정부의 언론정책을 막아내려 했던 '의지'를 헤아릴 수 있다. 정치와 국민의 “괴리”를 언급한 그의 말에서 정치판의 생리에 막혀 이명박 정부의 언론정책을 제대로 막아내지 못한 ‘회한’을 헤아릴 수 있다. “운동가”와 “행동”을 다짐하는 그의 말에서 실패 끝에 다진 ‘각오’를 헤아릴 수 있다.

그럼 된 것이다. 실패를 합리화하지도 않고, 실패에 무릎 꿇지도 않으면 된 것이다. 새롭게 각오를 다지고 실천하면 되는 것이다. 

근데 왜일까? ‘운동가 최문순’의 ‘언론악법 원천무효 100일 행동’에 박수를 보내는 게 마땅한데도 쉬 그럴 수가 없다. 그의 진정성과 그의 각오를 의심하지 않는데도 쉬 그럴 수가 없다.

그가 남긴 한 마디가 귓전을 맴돈다.

그가 말했다. “국민들은 (의원들이 하는 행동이) 진정성이 있는지 없는지 다 안다”고 했다. “정치가 국민들과 많이 괴리돼 있는 것 같다”며 이렇게 말했다.

엄존하고 있다. 그가 ‘정치인 최문순’의 실패를 자인하도록 만든 요인, 그가 ‘운동가 최문순’의 길을 선택하도록 만든 요인이 엄존하고 있다. 다른 데가 아니라 바로 민주당 안에 엄존해 있다.

국민과 정치를 괴리시키는 이 요인이 극복되지 않는 한 ‘운동가 최문순’의 각오가 아무리 굳건해도, ‘운동가 최문순’의 ‘언론악법 원천무효 100일 행동’이 아무리 투철해도 그의 선택과 그의 싸움은 개인적인 차원을 뛰어넘을 수 없다.

▲사진 출처=최문순 홈페이지

Posted by '토씨'

민주당에게 물어야 겠다. 아주 간단한 질문이다.

헌법재판소가 방송법 효력정지가처분신청과 권한쟁의심판 청구를 기각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또 결정을 질질 끌면 어떻게 할 것인가?

대책이 없다. 민주당은 이에 대한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 정세균 대표가 말했다. 자신들은 그런 경우를 상정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한겨레’와의 인터뷰(28일)에서 “헌재가 쉽게 정권 하수인으로 전락하긴 어렵다고 본다”고 했고,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27일)에서 “헌재 재판이 그렇게 오래 걸릴 거라고 보지 않는다”고 했다. 이게 “확신”이라고 했다.

정세균 대표가 이렇게 “확신”하는 근거는 의외로 단순하다. “대한민국에 헌재 재판관만 있는 게 아니고 수많은 헌법학자, 법조인들도 있으니까”가 근거다.

쉬 부정할 수 없는, 상식적이고 일반적인 근거이지만 그래도 켕긴다. 듣도보도 못한 ‘관습헌법’을 들고나왔던 헌재의 모습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기에 정세균 대표의 “확신”이 ‘근거가 부족한 낙관’에 가까운 게 아니냐는 우려를 떨칠 수 없다.

그래도 뭐라 할 수 없다. 정세균 대표가 그런 “확신”에 기대어 두손 두발 다 놓고 있겠다는 뜻은 아니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원외투쟁을 병행하겠다고, 국민과의 ‘소통 투쟁’을 통해 미디어법 무효화 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근데 묘하다. 국민과 함께 벌이겠다는 무효화 투쟁을 ‘동원’이 아닌 ‘소통’으로 한정했다. “옛날엔 대규모로 동원하는 동원투쟁을 했지만 이번엔 방향을 바꾸자”며 “우리가 국민들을 찾아가서, 거기서 국민과 소통하는 투쟁을 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말은 맞다. 국민은 대상이 아니니까, 나오라면 나오고 들어가라면 들어가는 수동적 존재가 아니니까 ‘동원’ 따위의 표현을 쓰는 건 적절하지 않다. 하지만 ‘소통’이라는 표현 또한 적절하지 않다. 정세균 대표가 직접 말하지 않았는가. “국민의 70%가 (미디어법의) 내용도 옳지 않고 (미디어법 처리) 과정도 옳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했고, “국민들이 진상을 알기 때문에 옳은 판단을 해줄 것으로 본다”고 하지 않았는가. 판을 이렇게 읽고 있다면 정세균 대표가, 민주당이 잡아야 하는 무효화 투쟁의 축은 분산이 아니라 결집이어야 한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간헐적인' 홍보전에 주력하겠다고 한다. 핀트를 잘못 맞추면서 무효화 투쟁의 수위를 낮추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뭐라 하지 말자. 민주당에겐 최후의 카드가 남아있다. 민주당 의원 전원이 작성해 정세균 대표에게 맡긴 의원직 사퇴서가 있다. 권한쟁의심판을 신청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제출을 유보하고 있는 의원직 사퇴서가 있다.

근데 덧없다. 이 카드는 최후의 카드가 아니라 뒷북 카드다. 버스 지나간 다음에 흔드는 손 같은 카드다. 헌재가 청구를 기각한 후에 제출해봤자 판을 되돌릴 수 없는 맥 빠진 카드다.

게다가 실제로 제출할 것 같지도 않다. 정세균 대표는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기 때문에 청구 당사자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 일단 자신이 보관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눈가림용 주장에 지나지 않는다. 김형오 의장이 의원직 사퇴서를 수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이 순순히 의원직 사퇴 건을 의결해줄 리도 만무하다. 의원직 사퇴서를 국회의장에게 제출한다고 해서 권한쟁의심판 청구인 자격을 당장 잃는 게 아닌데도 정세균 대표는, 민주당은 뭐가 무서운지 가장 약한 수를 택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정세균 대표가 한 말이 더 있다. “경거망동할 생각이 없다”며 의원직 총사퇴는 “(현안문제 뿐 아니라)중장기적 과제들이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심각한 변화가 올 때 판단할 문제”라고 했다. 정세균 대표의 이 말대로라면 의원직 총사퇴는 영영 불가능하다. 그가 설정한 “중장기적 과제”가 하루아침에 풀릴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것은 민주주의 수호, 서민경제 회생, 남북문제 개선이다. 

다르게 볼 여지가 없다. 민주당은 한나라당과 크게 다르지 않다. “헌재 결정을 기다리자”는 한나라당의 입장과 별반 차이가 없다. 굳이 차이를 찾자면 헌재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팔짱 끼고 있는 것과 투쟁 시늉을 내는 것 정도의 차이다.

부족하다. 민주당은 2%, 아니 20%가 부족하다. 전략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의지 또한 부족하다.

▲사진=민주당이 지난 25일 서울역광장에서 다른 야당·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언론악법 원천무효 규탄대회를 열었다. ⓒ민주당

Posted by '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