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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7/02 같고도 다른 비정규직법과 미디어법 (7)
  2. 2009/01/30 당청, 갈등으로 가나 (3)

1.
입은 다른데 하는 말은 똑같습니다. 모두가 과거를 탓하고 남을 탓합니다.

어떤 쪽에서는 비정규직법은 애초에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법이었다고 하고, 다른 쪽에서는 비정규직 사용기간을 4년으로 잡았어야 했다고 합니다. 어떤 쪽에서는 열린우리당이 주도해 만든 법이라고 하고, 다른 쪽에서는 당시 환경노동위 위원장을 맡았던 한나라당이 직권상정으로 법을 통과시켰다고 합니다.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과거’를 탓하는 ‘현재’가 웅변하고 있습니다. 비정규직법은 숙성되지 않은 채 통과됐습니다.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시간과 상황에 쫓겨 날림으로 만든 법입니다. 계란으로 치면 ‘반숙’ 상태로, 스테이크로 치면 ‘레어’ 상태로 통과된 법입니다. 그래서 지금도 노른자물과 핏물이 뚝뚝 떨어지면서 민생을 얼룩지게 만듭니다.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과거’의 날림이 ‘현재’의 혼란을 부르는 현상이 증명하고 있습니다. 사회적 합의가 전제되지 않은 법이 순종을 강요하면 폭력이 됩니다. 그것이 엄청난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고 애먼 국민은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샌드위치맨 신세로 전락합니다. 고래 싸움에 등 터지는 새우 신세로 몰립니다.

2.
재연될지 모릅니다. 비정규직법의 오류가 또 다시 나타날지 모릅니다.

미디어법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습니다. 한쪽에서는 ‘기필코 통과’를, 다른 쪽에서는 ‘결단코 저지’를 다짐합니다. 한쪽에서는 신방겸영이 세계적 추세라고 하고 다른 쪽에서는 신방겸영이 여론독재를 부를 것이라고 합니다. 한쪽에서는 여론을 수렴할 만큼 했다고 하고, 다른 쪽에서는 여론 수렴은커녕 여론다양성 정도조차 조사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한쪽에서는 국민이 미디어법을 잘 모른다고 하고, 다른 쪽에서는 국민이 미디어법을 반대한다고 합니다.

달라도 너무 다릅니다. 차이라고 표현하기가 어색할 정도로 상극의 의견 대립을 보이고 있습니다.

상상해 봅니다. 이런 상태에서 미디어법이 통과되면 어떤 양상이 나타날지 가늠해 봅니다. 비정규직법보다 더한 혼란과 반발이 야기될 게 뻔합니다.


3.
같은 게 있고 다른 게 있습니다.

당사자의 한 축이 반발한다는 점에선 같습니다. 형식논리임이 분명하지만 아무튼 같습니다. 비정규직법 제정 때는 민주노총이 반발했고 미디어법 개정 때는 언론노조가 반발합니다. 그런데도 입법을 밀어붙인다는 점에선 같습니다.

하지만 다릅니다. 비정규직법 제정 ‘이후’와 미디어법 개정 ‘이후’는 천양지차에 비견될 만큼 다릅니다. 형식논리로 보거나 실제 상황에 견줘도 완전히 다릅니다.

비정규직법은 그래도 여지가 있습니다.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것처럼 사용기간 제한 조항을 유예하거나, 민주당이 주장하는 것처럼 정규직 전환 지원금을 줘서 법의 미비점을 보완할 수 있습니다. 원점으로 돌아가 숙고할 여지를 최소치라도 확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디어법은 그럴 수 없습니다. 신문과 대기업이 방송을 소유하면 그것으로 끝입니다. 나중에 문제가 된다 해도 ‘원위치’ 시킬 수가 없습니다. 사후 개정된 법이 선행된 계약을 무효화하기 힘들기에 그렇고, 신방겸영 기간 동안 발생할 방송조직의 굴절과 여론지형의 왜곡을 되돌릴 수가 없기에 그렇습니다.

그런데도 한나라당은 밀어붙이려고 합니다. ‘과거’를 탓하면서 똑같은 ‘과거’를 만들려고 합니다. ‘미래’를 낙관했던 ‘과거’의 전철을 ‘현재’ 되밟고 있습니다.

▲사진=민주당 의원들이 1일 한나라당의 미디어법 처리를 막기 위해 국회 문방위 회의실 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

Posted by '토씨'

이해할 수 없다.

걸림돌이 삐져나왔고 난제가 쌓여있다. ‘용산 참사’ 뒷수습이 급하고 쟁점법안 처리가 골치 아프다. 2월 임시국회를 맞는 한나라당의 사정이 이렇다. 그런데도 또 하나 꺼내들었다. 비정규직 사용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리는 방향으로 법을 고치겠다고 한다. 2월 임시국회에서 그렇게 하겠다고 한다.

이러면 저항을 야기한다. 노동계의 ‘춘투’를 ‘동투’로 앞당긴다. 미디어 관련법이나 이른바 ‘사회질서법’에 반대하는 세력, 그리고 ‘용산 참사’ 규탄 세력과 노동계가 연합하는 결과를 유발한다. 한나라당으로선 전혀 달갑지 않은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다.

물론 상식선에서 파악하면 이해 못할 게 없다. 7월이면 100만명으로 추산되는 비정규직법 1차 적용대상 노동자들의 사용기간이 만료된다. 비정규직법을 바꾸려면 그 전에 해야 한다. 이 타이밍이 바로 지금이다.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하면 개정을 장담할 수 없다. 3월은 4월 재보선 공천 때문에, 4월은 재보선 실시 때문에 법안 처리에 집중할 수 없다. 처리 시점을 5월쯤으로 미뤄도 되지만 너무 위험하다. 법 개정 시도가 한번만 삐끗하면 사용기간 연장 시도는 물거품이 된다. 법을 바꿀 수 있는 시점은 2월 임시국회 때뿐이다.

하지만 너무 단순하다. 이렇게 상식적으로 움직이는 건 좌우를 살피지 않고 앞만 보고 내달리는 행태와 같다. 하나를 얻으려다 열을 놓치는 우를 범할 수 있는 단선적 행태다.

그래서일까? 한나라당의 태도가 모호하다. 2월 임시국회에서 비정규직법을 바꾸겠다고 말은 하는데 힘을 주지는 않는다. 당정청 협의에서 의원입법으로 발의하기로 했는데 대표발의 의원이 나서지 않는다. 어제 한국노총을 찾은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사전논의를 하지 못한 걸 ‘반성’한다고 했고, “무리하게 강행처리할 법이 아니다”라고 했다. 홍준표 원내대표도 “비정규직 사용기간 4년은 기간이 너무 길어 노동계도 강하게 반발할 것”이라고 했다.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한나라당은 비정규직법 개정 의지가 없다. 그냥 시늉만 하는 것이다. 청와대의 주문에 억지춘양 격으로 움직이고 있을 뿐이다. “청와대의 강력한 요구로 법 개정 논의가 시작됐다”는 보도에 기초하면 그렇다.

놓치지 말자. 이게 단서다. 2월 임시국회를 전망할 수 있는 유력한 단서다. 비정규직법 뿐만 아니라 다른 쟁점법안의 명운을 점칠 수 있는 강력한 단서다.

청와대는 밀어붙이려 한다. 이것저것 재지 않고 돌진하려 한다. 그에 맞춰 한나라당이 돌격해주기를 바란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국정 일정 못잖게 국민 여론을 살핀다. 입각 꿈이 좌절된 후 대통령 임기는 한 번이지만 국회의원 임기는 무한대라는 사실에 착목한다.

극명하지 않은가. 청와대는 주문하지만, 그에 맞춰 박희태 대표는 동분서주하지만 홍준표 원내대표는 장승처럼 앉아있다. 입을 닫고 요지부동의 자세를 취하고 있다. 2월 임시국회가 코앞인데도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하지 않고 있다.

갈등의 씨앗이 꼬물거리고 있는 것이다. 집권 초기의 대통령 위세에 눌려 움트지 못했던 생존 논리를 꺼내들고 있는 것이다. ‘돌격’ 모드에 ‘탐색’ 모드를 추가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단정하지는 말자. 갈등의 씨앗이 어떻게 생장할지 예단하지 말자. 고려할 요소가 너무 많다.

대통령의 위세는 아직도 건재하다. 한나라당이 정면에서 맞대응하기는 아직 이르다. 이 요소는 당분간 유지될 상수다.

한나라당이 이런 상수를 비껴가려면 변수가 돌출돼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를 유임시키는 악수를 두던지, ‘용산 참사’와 쟁점법안에 대한 국민 저항이 더 크게 조직되던지 하는 상황이다. 그래야 청와대를 향해 항변할 거리가 생기고 따로 움직일 명분이 생긴다.

하지만 아직 자리잡지 않았다. 한나라당의 태도를 최종적으로 규정할 요소는 아직도 가변상태, 유동상태에 머물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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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