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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7/08 13일 이후, '민주' 운명이 갈린다 (9)
  2. 2009/02/24 한나라당의 미디어법 정치경제학 (3)

데드라인이 설정됐다. 13일이다. “야당과 미디어법 내용 등에 관한 논의는 13일로 끝내고 이후에는 본회의 처리수순을 밟겠다”고 국회 문방위 한나라당 간사인 나경원 의원이 못박았다.

어떨까? 실제로 밀어붙일까?

전망이 대체로 같다. 또 하나의 쟁점법안인 비정규직법은 몰라도 미디어법은 밀어붙일 가능성이 크다고 언론이 전망한다.

이렇게 전망하는 근거는 두 가지다. 우선 김형오 국회의장의 태도가 다르다는 점을 든다. 김형오 의장이 비정규직법에 대해서는 ‘직권상정 불가’ 입장을 분명히 하는 반면에 미디어법에 대해서는 직권상정 명분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지난 국회에서 ‘6월 표결처리’를 하기로 여야가 합의한 만큼 김형오 의장이 직권상정 부담을 덜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근거로 드는 건 한나라당 내부 분위기다. 비정규직법 강행처리에 대해서는 한나라당 내에서도 이견이 나오고 있지만 미디어법에 대해서는 소장 개혁파조차 이번 회기 내에 처리하지 못하면 물 건너간다고 말하는 점을 중시한다. 전열이 정비된 것으로 보는 것이다.

언론의 이런 분석을 그대로 받으니까 궁금해진다. 한나라당이 유독 미디어법에 대해 자신하는 이유가 뭘까?


힌트는 한나라당 원내 핵심당직자가 했다는 말에 숨어있다. “이해관계가 첨예하고 사회적 파장이 큰 노동관계법을 직권상정으로 단독 처리하기에는 부담이 있다”는 말이다.

이 말을 뒤집어 해석하면 이런 얘기가 된다. 미디어법의 경우 이해관계가 첨예하지 않고 사회적 파장이 크지 않다는 얘기, 다시 말해 강행처리해도 후폭풍이 거세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가 된다.

이해할 수 없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 여론은 미디어법 처리에 대해 부정적이다. 다소간의 수치 차이는 있지만 대세는 ‘강행처리 반대’, 나아가 ‘한나라당 미디어법 반대’인 게 분명하다. 그런데도 한나라당은 후폭풍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도대체 이렇게 낙관하는 근거가 뭘까?

두 마디 말이 있다. 나경원 의원과 진수희 의원의 말이다.

나경원 의원이 말했다. 6월 1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미디어법에는 “국민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고 했다.

진수희 의원이 말했다. 지난 6일 자신이 소장으로 있는 여의도연구소의 미디어법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최고위원회의에 보고하면서 나경원 의원과 비슷한 얘기를 했다. 미디어법이 미디어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목적에 공감한다는 의견이 40.4%, 공감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45.9%였으며, 미디어법의 구체적인 내용까지 잘 안다고 대답한 비율이 43.6%, 명칭만 들어봤다는 응답이 49%였다고 보고하면서 한마디를 덧붙였다. “구체적인 내용까지 잘 안다고 응답한 사람들도 실상 미디어 법안의 내용을 정확하게 알고 있는지,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선전한 허구적인 내용을 알고 있는지 이 조사에선 분간할 수 없지만 내 추측으로는 잘못된 내용을 알고 있다”고 했다.

한나라당은 이렇게 보고 있다. 국민 대다수가 ‘뭘 모른 채’ 휘둘리고 있다고 판단한다. 야당의 선전에 휘둘리고 있다고 판단한다. 그렇기에 ‘진리는 끝내 승리하리라’고 믿는다.

곱씹을 대목이 있다. 두 의원의 발언이 ‘국민 무시’에 해당하는지를 따지는 것과는 별개로 씹고 또 씹어야 할 다른 포인트가 있다.

두 의원의 말을 종합하면 이런 얘기가 된다. 상당수 국민이 믿고 있다. 미디어법을 “언론장악이라는 프레임(나경원)”으로 바라보고 있다. 비록 그것이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선전한 허구(진수희)”이지만 아무튼 그렇게 믿고 있다.

또 이런 얘기가 된다. 상당수 국민은 미디어법 처리를 ‘민주’의 시금석으로 이해한다. 미디어법이 강행처리 되면, 그래서 재벌과 조중동에 방송 소유와 경영의 길을 터주면 여론이 독점되고 다양한 의사표현의 길은 막힌다고, 결국 민주주의는 조종을 울린다고 우려한다.

포인트가 바로 이것이다. 한나라당이 공언한 대로 미디어법을 강행처리하면 어느 하나는 결정적 타격을 입는다. ‘허구의 프레임’이 걷히면서 ‘민주주의 요구’가 한풀 꺾이든지, 아니면 근거없는 낙관에 빠졌던 한나라당이 ‘민주주의 요구’에 기름을 붓던지…. 아, 하나 더 있다. 비록 부차적이지만 민주당의 운명 또한 갈린다. 강행처리 저지의 결기와 실천력에 따라 민주당의 운명 또한 갈림길에 놓인다. 

예단은 하지 말자. 두 가지 경우의 수 가운데 어느 경우가 현실화할 것이라고 섣부르게 내다보지는 말자.

현실은 여러 요인의 분자운동에 의해 움직인다. 미디어법 또한 그런 환경에 노출돼 있다. 비정규직법을 매개로 미디어법을 국민 시선에서 떼어놓은 한나라당의 ‘성공적인 전략’을 무시할 수 없고, 미디어법 처리를 ‘결사저지’하는 과정에서 보일 민주당의 ‘부서지는 모습’이 국민을 어떻게 움직일지 또한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경기는 아직 전반전 종료 휘슬도 울리지 않은 상태다.

▲사진 = 국회 문방위 회의장 앞에서 농성하는 민주당 의원들 ⓒ민주당

Posted by '토씨'

다시 전운이 감돈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27일 이후 직권상정 가능성을 시사하고 고흥길 문방위원장은 26일 미디어관련법 상정을 예고한다. 파국으로 내달리고 있는 것이다.

근데 이상하다. 한나라당 안에서 다른 목소리가 새어 나온다.

문방위 한나라당 간사인 나경원 의원이 말했다. “(미디어 관련법을)상정만 해준다면 2월 중에는 처리하지 않겠다는 수정제안도 (민주당이) 거부하고 있다”고 했다.

한나라당의 3선 중진인 권영세 의원이 말했다. “괜한 정치적 논란을 일으킬 법안은 뒤로 미루고 한나라당이 경제에 올인 한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급선무”라고 했다.

또 있다. 여권 실세인 이상득 의원이 지난 8일 이명박계 비공개 모임에서 했다는 말이다. “앞으로 100일이 국정을 판가름한다”고 했다.

종합하면 이렇다. 한나라당은 전투태세를 갖추지 못했다. 당내 이견이 공공연히 표출될 정도로 집안 단속에 실패하고 있다. 초재기에 몰려있는 것도 아니다. 꼭 2월 국회에서 처리해야 한다는 절박감도 없다. 오히려 앞으로 100일을 내다볼 정도다.

그럼 뭔가? 성동격서 전략일까? 야당의 말초신경을 미디어 관련법에 집중시킨 다음에 다른 쟁점법안을 처리하려는 걸까?

가능하지 않다. 한나라당이 이렇게 처리하도록 야당이 방치한다면 그건 거래 또는 전략의 기본도 모르는 행위다. 열세 야당이 강구할 수밖에 없는 연계전략 카드를 스스로 포기하는 행위다. 이렇게 상상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다.

오히려 이 점에 착목할 필요가 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경고했다. “한나라당이 미디어법을 직권상정할 경우 지난해 12월 외통위 사태가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 상임위 활동 전면 보이콧을 경고한 것이다.

야당이 이렇게 나오면 쟁점법안 처리는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상임위가 사실상 마비되고 법안 심의는 중단된다. 결국 기댈 건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뿐인데 이조차 불투명하다. 김형오 국회의장이 “직권상정은 국민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할 때만 할 것”이라고 선을 그어버렸다.


그래서 궁금하다. 한나라당은 도대체 뭘 어쩌자는 것인가? 당장 처리할 의사가 없으면서도 미디어 관련법으로 전운을 고조시키는 이유가 뭘까?

그게 고리이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물론 민주당 입장에서도 미디어 관련법이 고리이기 때문이다.

의장 직권상정 카드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 한나라당이 강구할 묘책은 따로 없다. 오로지 하나, 쟁점법안에 대한 일괄타결을 시도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먼저 변해야 한다. 핵심 쟁점인 미디어 관련법에 대한 입장을 조정해야 한다. 야당이 내세우고 국민이 그렇게 바라볼 정도로 ‘등가교환’의 모양새를 만들어줘야 하고 그러려면 최소한 미디어 관련법에서 양보안을 내놔야 한다. 철회 또는 대폭 수정 카드를 내놓고 금산분리와 출총제 같은 ‘경제법안’을 따내야 한다.

민주당 입장도 마찬가지다. 의석수가 절대 열세인 자신들 입장에서 일괄타결을 통해 주고받기를 하는 것 자체가 성과다. 그래서 굳이 마다 할 이유가 없다. 다만 한 가지가 걸린다. 거래품목이다, 사문화 되다시피 한 출총제를 내주는 것까지는 강구할 수 있어도 금산분리마저 맥없이 내주면 역풍에 휘말릴 수 있다. 경제민주화의 근간을 흔들었다는 지지층의 비난에 직면할 수 있다. 이런 역풍을 피하려면 분산시켜야 한다. 관전자의 눈길을 상징효과가 큰 쪽으로 돌려야 한다.

맞아떨어진다. 미디어관련법을 놓고 전운이 고조되면 극적 효과는 배가된다. 한나라당의 ‘양보’는 대승적 결단이 되고 민주당의 ‘거래’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 된다.

문제는 시기다. 일괄타결을 이룰 시기를 언제로 잡느냐가 중요하다. 당기면 잡음이 나온다. 여야 모두 ‘너무 쉽게 내줬다’는 내부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미루는 게 좋다. 가급적 2월 국회 이후로 미루는 게 좋다. 이왕이면 4월 재보선 쟁점이 되지 않도록 멀찌감치 미루는 게 좋다.

근데 난감하다. 이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그 사이에 몇 가지 변수가 돌출될 수 있다.

한나라당의 원내 지도부가 바뀐다. 누가 원내대표가 되느냐에 따라 타결의 기조가 흔들릴 수 있다.

재보선 결과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 행여 어느 한 당이 참패를 하는 상황이 빚어지면 정국지형이 바뀌고 이해의 균형관계가 깨진다.

여야 모두 일괄타결의 불가피성을 인정한다면 남는 문제는 결국 시기다. 어떤 시기에 어떤 모양새를 연출하며 일괄타결을 이뤄낼지가 관건이다. 무작정 당기지도 않고 마냥 미루지도 않는, 절묘한 타이밍을 잡아내는 게 관건이다.

물론 단편적일 수 있다. 이런 진단과 전망이 반쪽짜리에 불과할 수도 있다. 가장 중요한 상수, 바로 청와대의 희망과 욕심을 살피지 않았기 때문이다. 청와대가 ‘뜨뜻미지근한’ 홍준표 체제 대신 강성 원내 지도부를 세운 다음에 입법전쟁을 재촉발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진 출처=한나라당 홈페이지

Posted by '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