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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친박계인 홍사덕 의원이 말렸단다. 기자회견을 열어 7개 기관의 세종시 이전 방안을 제시하려는 김무성 의원에게 “(절충안 제시는 해법이) 안 되니 하지 말라”고 했단다.

굳이 홍사덕 의원의 만류를 인용할 필요도 없다. 박근혜 전 대표의 기세로 볼 때 어떤 절충안을 내놔도 씨알이 안 먹힐 것이라는 점은 정치 문외한도 아는 일이다.

그런데도 김무성 의원은 감행했다. 자신의 절충안을 제시하며 박근혜 전 대표에게 “기존의 관성에 젖어 바로 거부하지 말고 고민해 달라”고 했다. 간절히 호소하는 모습으로 박근혜 전 대표에게 사실상 반기를 들었다.

이유가 뭘까? 김무성 의원이 ‘해봤자’인 얘기를 ‘호소체’로 펼친 이유가 뭘까? 계파의 외면을 받을 걸 뻔히 알면서 계파의 논리에 반기를 든 이유가 뭘까?


결론을 내리기 전에 먼저 ‘이후’를 짚자. 박근혜 전 대표로부터 “한마디로 가치가 없는 이야기”라고 일축 당한 것은 물론 “친박에는 좌장이 없다”는 면박까지 당한 김무성 의원이 펼칠 ‘이후’ 행보를 가늠하자. 그래야 그의 ‘이유’를 읽을 수 있다.

김무성 의원이 그랬단다. “제2의 수정안을 성안해서 동조하는 의원들의 서명을 받고 호소하는 작업을 할 것”이라고 다짐했단다. 그럴 수도 있다. 자신의 간절한 '호소'를 박근혜 전 대표가 내쳤다고 주장하면서 좀 더 '자유롭게' 자신의 길을 걸을 수도 있다.

그럼 어떻게 될까? 김무성 의원이 계획대로 행보를 그으면 어떤 양상이 연출될까?

중도파가 동조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친이와 친박의 정면대결을 원치 않는 중도파가 김무성 의원을 중심으로 결집하면서 중간지대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결집과정에서 각양각색의 절충안과 충돌할 수도 있고, 자신의 절충안이 퇴짜 맞을 수도 있지만(그가 제시한 헌법기관 이전은 국회가 강제할 사안이 아니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그건 중요치 않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절충안 성안의 주도권을 쥔다는 사실이다. 이와 관련해 중도파 남경필 의원이 말한 게 있다. “내용의 현실성은 의문시 되지만 절충안이 제시되고 토론이 이뤄지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친이계 또한 지지 또는 묵인할 공산이 크다. 어차피 세종시 수정안을 그대로 밀어붙이는 게 불가능하다면 김무성 의원이 주도하는 절충안을 타협책으로 채택해 돌파를 모색할 수 있다. 설령 절충안마저 관철시키지 못해도 정치적으로 밑지지는 않는다. ‘오죽했으면 김무성 의원조차 저럴까’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대 박근혜 여론전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정몽준 대표가 말한 게 있다. “검토해 보겠다”고.

‘이후’ 양상이 실제로 이렇게 전개되면 김무성 의원은 세력을 얻고 몸값과 위상을 올린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정치적 도약을 꾀할 수도 있다. 한나라당이 쪼개지는 최악의 상황이 닥치면 박근혜의 빈자리를 메우는 대체자로서 각광 받을 것이고, 한나라당 틀이 유지돼도 캐스팅 보트를 행사하는 당내 조정자의 지위를 확보할 수 있다.

김무성 의원으로선 한 번 해 볼만한 시도다. 밑져야 본전이니까 그렇다. 지난해 5월 원내대표 추대를 계기로 박근혜 전 대표와의 관계가 소원해졌던 점을 상기하고, 박근혜 전 대표 입에서 “친박에는 좌장이 없다”는 말이 튀어나온 걸 감안하면 그렇다. 그가 친박의 계파원으로 남아봤자 얻을 소득은 거의 없으니까. 그럴 바에는 차라리 자립과 도약을 꾀하는 게 나을지 모르니까. 그로선 ‘용꿈’은 아니더라도 ‘돼지꿈’ 정도는 꿀 여지와 이유가 있다고 판단할 만하다.   

▲사진=기자회견 하는 김무성 의원 ⓒ김무성 의원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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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씨'

이구동성이다. 대구의 이한구 의원도, 부산·경남의 김무성·안홍준·권경석 의원도 4대강 사업을 비판한다. 국민 피부에 직접 와 닿는 사업이 아니라고 지적하고, 그것 때문에 지방 사회간접자본 건설 예산과 사회복지 예산이 깎이는 걸 우려한다.

이들만이 아니다. 박희태 대표도 나섰다. “좌우간 4대강 사업이 다른 예산을 다 쓸어가서 지방 사회간접자본 건설 예산이 다 깎였다고 민심들이 흉흉하다”며 “내년 선거도 있으니 이런 이야기들이 더 심한 것 같다”고 했다.

더 말 할 필요가 없다. 4대강 사업 예산의 절반이 투입되는 낙동강 수계 출신 의원들이 비판하고, 여당 대표가 우려하고 있으니 더 이상의 사례는 사족에 불과하다. 

그런데 희한하다. 김성조 정책위의장 딱 한 사람만 아니라고 한다. 4대강 사업이 정권재창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신한다. 그러니까 4대강 사업에 대한 공개 비판을 삼가고 정부 정책을 지원하자고 한다.

근거가 있는 주장일까? 한나라당 대표와 의원들조차 헤아리지 못하는 고차원의 선거방정식을 간파한 걸까?

없다. 아무리 봐도 그렇게 해석할 여지가 없다. ‘내일신문’이 7월 10-11일 국민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4.1%가 ‘4대강 사업 예산의 50%를 중소기업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쓰자’는 해법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왔다.

민심이 이렇다. 국민의 절대 다수가 4대강 사업의 필요성과 긴급성에 대해 동의하지 않고 있다. 4대강 사업의 최대 수혜지라는 영남지역조차 찬반 의견이 팽팽한 것으로 나오고 있다. 전국은 물론 영남지역에서도 4대강 사업 때문에 한나라당을 더 곱게 봐줄 것이라고 볼 근거는 어디서도 찾을 수 없다.

민심은 4대강 사업이 사회복지 예산을 갉아먹는 걸 비판하는 야당 주장에 동조하면서 정부가 헛돈 쓴다고 꼬나보고 있다. 게다가 충청권과 강원권은 행정중심복합도시와 첨단의료산업복합단지로 부글부글 끓고 있는 반면에 4대강 사업에서 제외 또는 소외돼 있다.

그런데도 김성조 정책위의장은 ‘소신’을 굽히지 않는다. 왜일까?

이런 걸까? 지방선거에는 어려워도 대선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하는 걸까? 지금은 4대강 사업이 본격화하지 않아 피부에 와 닿지 않는 것일 뿐, 포크레인이 오가고, 보상비가 풀리고, 4대강에 유람선이 떠다니면 민심이 달라질 것이라고 믿는 걸까? 청계천과 경부고속도로 공사 때처럼 처음에는 반대하지만 결국은 박수를 칠 것이라고 확신하는 걸까? 그래서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명박 대통령 집권기간 내에 사업을 끝내려는 걸까? 청계천으로 2007년 대선 길을 열었듯이 4대강으로 2012년 대선 길을 열려고 작정한 걸까?

그럴지도 모른다. 오늘 다르고 내일 다른 게 민심이다. 대선 때가 되면 비판은 어제가 되고 유람은 오늘이 된다. 문제의식은 가물가물해지고 흥겨움은 커진다.

하지만 단서가 있다. 백번 양보해서 4대강 사업이 성공할 것이라고 믿는다 해도, 4대강 사업이 ‘청계천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을 내세우려면 숙제 하나를 반드시 풀어야 한다. 청계천과는 전혀 다른 주변 여건이다.

청계천 모델이 힘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은 검증 여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야당 소속 서울시장으로서 노무현 정부의 국정 공과에 얽힐 일이 없었고, 다른 국정과 설킬 일도 없었다. 그래서 청계천을 100% 자기 브랜드로 만들 수 있었다. 이명박 대통령의 ‘불도저 추진력’을 입증하는 홍보수단으로, 경제살리기 추진력을 입증하는 선전수단으로 청계천을 활용할 수 있었다.

통하지 않는다. 2012년이 되면 이런 브랜드 선전 전략은 통하지 않는다. 한나라당 후보가 누가 되든 이명박 정부의 공과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4대강 사업이 성공해 뱃놀이를 유발해도 그건 이명박 정부의 공과 가운데 하나, 즉 ‘원 오브 뎀’에 지나지 않게 된다.

관건은 4대강 사업이 아니다. 관건은 4대강 사업이 놓일 좌표이고, 4대강 사업을 에워쌀 다른 국정과제들의 추진결과다. 4대강 사업이 ‘이명박 표’ 딱지를 뗄 수 없는 한 4대강 사업이 청계천과 같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은 내세울 수 없다.

차라리 돌아보는 게 낫다. 4대강 사업을 에워쌀 다른 국정과제들이 4대강 사업 때문에 흔들리는 현상을 살피는 게 낫다. 그게 4대강에 오물을 투기하는 결과를 빚을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야당 뿐 아니라 여당 내에서도 그렇게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국민 절대 다수가 반대하는데도 밀어붙이는 '불도저 추진력'에 질린 민심이 대선에서 다른 브랜드를 희구하는 상황 말이다. 

▲한나라당의 ‘아름다운 국토가꾸기 특위’ 소속 의원들이 6월 30일 4대강 사업 영산강지구 사업 현장을 방문했다. ⓒ한나라당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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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씨'

생뚱맞지만 다시 던지자. 이런 질문이다.

박근혜계는 정말 ‘여당 속의 야당’인가?

묻는 이유가 있다. 이런 발언들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성적 컨트롤이 되지 않고 있는 야당을 상대로 협상과 타협은 한계점에 와 있다는 생각이 든다…이제 더 이상 기다리게 되면 국민들에게 무능한 집권당으로 낙인찍히게 될 위기다. 남은 기간 동안 특단의 대국민 홍보과정을 거친 뒤 결단을 내려 우리의 갈 길을 가야 한다.

민주당이 미디어법 4자회담을 하자고 주장했지만 대화를 하는 것처럼 시간을 끌어서 기간을 넘기려고 하는 것이 그들의 전통적 수법이므로 이번엔 단호히 처리해야 한다.

미디어법은 당연히 이번 국회에서 처리해야 한다. 이번에도 해결 못하면 국민들이 집권당의 능력을 어떻게 바라보겠느냐.

한나라당은 ‘(비정규직법)1년 6개월 유예’가 당론인데 이를 ‘1년 유예’로 양보한다면 근본대책을 마련하는 시간으로 충분치 않다.

분기와 결기가 뚝뚝 묻어나는 발언들의 주체는 이명박계가 아니다. 김무성-이경재-홍사덕-박종근 의원이다. 박근혜계로 분류되는 중진들이다.

확인된다. 차이가 없다. 이명박계가 가재라면 박근혜계는 게다. 이들이 으르렁대는 건 영토 안에서 땅따먹기 싸움을 할 때뿐이다. 영토 밖에 나가면 이들은 혈족이요 같은 편이다.

사실 새로운 발견이 아니다. 박근혜계의 ‘허리’가 아니라 ‘머리’가 이미 실체를 드러낸 바 있다. 박근혜 전 대표가 3월 2일 한나라당 농성장에 나타나 “한나라당이 많이 양보했으니 미디어법 처리 시기는 야당이 양보해야 한다”며 한나라당을 거든 적이 있다.

일각에서는 대운하와 수도권 규제완화 등의 사안에 대해 박근혜계가 다른 시각을 보여왔다고 평가하지만 부질없는 소리다. 오히려 더 크게 다가오는 건 이명박 정부는 잰걸음을 놓는데 박근혜계가 태클을 걸지 않는 장면이다.

당연한 현상인지 모른다. 김무성 의원은 박근혜계 중진들의 ‘이구동성’에 대해 “정치를 오래하다 보면 서로 상황 인식이 비슷해진다”고 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정치를 오래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어디서 정치를 오래 하느냐가 중요하다. 이명박계와 박근혜계는 같은 정당, 같은 지지기반에서 정치를 하다 보니 같은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평범하다. 이 같은 진단은 부연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정치 상식에 속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상식 밖’의 진단이 무수히 쏟아졌고, 지금도 무수히 쏟아진다. 박근혜계의 선택에 따라 국정의 방향이 달라지고 정책이 수정될 것처럼 묘사했고, 묘사한다. 이렇게 묘사하면서 박근혜 전 대표의 주가를 띄우고 박근혜계의 색깔을 조절한다.

왜일까? 왜 이렇게 착시현상이 난무하는 걸까?

궁금증을 유발하는 박근혜 전 대표의 ‘침묵행보’는 이유가 되지 못한다. ‘침묵 끝의 짧은 한 마디’가 어차피 ‘동색의 초록’이라면 그 궁금증은 말초적인 흥미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

가장 일반적인 분석, 즉 박근혜계의 거취에 따라 한나라당의 전열이 달라지고, 이명박 정부의 국정 집행력이 좌우된다는 분석 또한 설득력이 없다. 어차피 ‘가재는 게 편’이라면 박근혜계의 거취가 속도를 약간 조절할지는 몰라도 방향을 트는 데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다.

박근혜계에게 ‘여당 속의 야당’이란 지위를 선사해야 할 이유는 없다. 이유가 없을뿐더러 폐해가 심각하기까지 하다. 박근혜계를 그렇게 묘사할수록 신기루가 퍼진다. 한나라당 안에 중심을 잡아주는 저울추가 있는 것처럼, 한나라당 안에 미련의 여지가 남아있는 것처럼 비쳐진다.

너무 거친가? 센티미터 눈금자를 갖다대야 할 미세한 정치공학문제에 킬로미터 눈금자를 갖다대는 걸까?

그렇다고 치자. 이렇게 인정하고 일반적인 분석틀로 돌아간다고 치자. 그렇다고 뭐가 달라질까? 없다.

박근혜계의 중진들이 ‘합창’을 하는 현실이라면 MB입법 전열에 균열이 발생할 여지는 없다. 이명박계 대 박근혜계라는 구분법 또한 의미를 획득하지 못한다.

▲사진=지난 3월 2일 한나라당 농성장을 찾은 박근혜 전 대표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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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씨'

아주 흥미롭다.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결과가 당의 ‘속살’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그렇다. 한나라당에서 울려퍼지는 계파화합과 쇄신 구호는 ‘깡통’에 불과하다는 사실, 소리만 요란하지 속은 텅 빈 껍데기 주장이라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다는 점에서 그렇다.

■ 계파화합
다르지 않다. ‘주소’만 놓고 보면 김무성 의원과 최경환 의원 모두 같은 세대원이다. 박근혜계라는 안식처에서 기거하는 가족이다.

그런데 달랐다. 두 사람을 대하는 이명박계의 태도는 완연히 달랐다.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는 환영했지만 최경환 정책위의장 출마는 거부했다.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는 ‘추대’였고 최경환 정책위의장 카드는 ‘경선’이었기에 태도가 달랐다는 주장은 성립되지 않는다.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를 환영하며 내놓은 표면적인 이유, 즉 계파 화합 주장이 진심이었다면 ‘추대’와 ‘경선’의 형식적 차이는 신경 쓸 거리가 아니었다. 최경환 의원이 박근혜 전 대표의 묵인 또는 승인을 받고 출마한 것인 만큼 수용하는 게 맥락상 맞는 선택이었다.

결과론에 입각하면 이렇게 봐야 한다.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는 소나기를 피하기 위해 잠시 뛰어들어간 처마 밑에 불과했다고, 역공을 노린 공성전술에 불과했다고 봐야 한다.

4.29재보선 참패 이후 원내대표 경선까지의 과정이 그렇게 말하고 있다. 이명박계는 명분을 잡았다. 박근혜 전 대표가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를 거부하는 순간 자유경선원칙에 입각해 박근혜계와의 인위적인 화합을 거부할 명분을 잡았다. 박근혜계 후보를 내친다 해도 주류의 독선, 다수 계파의 독주라는 비판을 받지 않을 명분을 확보했다. 그리고 실행에 옮겼다.

■ 쇄신
쇄신파가 목소리를 높였다. 계파화합책은 반쪽짜리 쇄신책에 불과하다며 국정쇄신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속도전으로 상징되는 밀어붙이기식 국정을 쇄신해야 하고, 국민과 소통하지 않는 일방통행식 국정을 쇄신해야 한다고 했다.

그랬는데도 안상수 의원을 선택했다. 원내사령탑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매파'를 옹립했다. 당선소감으로 야당이 반대하는 미디어법 처리를 외치는, 그리고 '힘있는 국정운영'을 주장하는 사람을 원내대표로 올렸다.

다른 사람이 아니다. 쇄신파의 핵심인 소장·중립파 의원들이 ‘안상수 당선’의 밑돌을 놓았다. ‘비둘기파’로 평가되는 황우여-최경환 후보조에 쏠린 표는 모두 박근혜계 표라는 분석이 일반적인 걸 보면 그렇다.

이렇게 결론 내리면 될 것 같다. 한나라당은 ‘원위치’ 했다. 원내대표 경선을 계기로 한 달 간의 무대위 쇼를 끝내고 분장을 지웠다. 

▲사진=새 한나라당 원내대표로 선출된 안상수 의원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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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씨'

정치는 생물이라더니 말 그대로다. 여권이 희한하게 돌아간다. 음지와 양지가 뒤바뀌고 칼자루와 칼날이 스와핑을 한다.

4.29재보선 직후만 해도 이명박계가 궁지에 몰리는 줄 알았다. 4.29재보선에 나타난 민심이 MB국정에 경고를 보내고 여권 분열에 책임을 물은 것으로 해석되면서 당연히 여권 주류인 이명박계가 칼날 위에 설 것으로 예상했다.

헌데 아니다. 이명박계가 칼자루를 쥐고 흔든다.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 하나로 원샷원킬의 결정력을 발휘한다. 중립 성향 의원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보수 언론의 선창을 장단 삼아 ‘탕평’을 읊조린다.

박근혜계는 졸지에 궁지에 몰려버렸다.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를 받을 수도 없고, 안 받을 수 없는 난감한 처지에 빠져버렸다. 받으면 이명박 대통령과 공동운명체로 묶여야 하고, 안 받으면 계파의 이익을 위해 사보타지를 불사하는 기회주의 집단으로 내몰려야 한다.

판세가 역전된 건 여권 내 계파 갈등만이 아니다.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가 부상함과 동시에 국정기조 변화 요구는 부차적인 문제로 격하되고 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선택에 따라 여권의 운명이 판가름 나는 것 같은 가상상황이 관중을 끌어모으면서 국민 실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국정기조는 관심 밖 사안으로 밀려나고 있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이명박 대통령과 그 계파 입장에서 보면 전화위복의 계기를 단단히 잡은 셈이다.

박근혜계가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를 거부하면 공세를 펼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포용력 부족’ 비판을 잠재우면서 박근혜계의 일탈행동을 제어할 힘과 명분을 얻는다. 박근혜계가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를 접수해도 공세를 펼 수 있다. 여권 내 분란요인을 제거하면서 국정과 의정 추진력을 배가할 수 있다.

비용은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박근혜계가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를 수용하고, 이에 따라 권력을 분점해야 하는 상황, 다시 말해 권력 누수가 나타날지 모르는 상황은 크게 염려 안 해도 된다.

쇄신특위가 결과물을 내놓으려면 시간이 걸린다. 한 달이 될 수도 있고 몇 달이 될 수도 있다. 이 기간 동안 무슨 일이 전개될지, 어떤 판이 열릴지는 아무도 모른다. 정치는 생물 아닌가. 지금의 '쇄신' 목소리 볼륨이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이 지나도록 계속 유지된다고 볼 근거는 없다. 

행여 이런 상황이 연출되지 않아도 상관없다. 최종 추인하는 주체는 최고위원회다. 이명박계가 다수를 점하고 있는 최고위원회가 쇄신안을 첨삭할 수 있다. 이 최고위원회가 건재하다. 박희태 대표 체제를 존속시키기로 한 만큼 최고위원회를 정점으로 한 당내 지분구도는 바뀌지 않는다.

본질이 이렇다. 국민은 국정쇄신을 요구했지만 이명박계는 정치게임을 벌이고 있다. 손해는 안 보고 생색만 내는 게임 말이다.

▲사진 = 이명박 대통령과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6일 조찬회동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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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씨'

세다. “우리 정치의 수치”라고 했다. 당사자가 수치심을 느낄 정도로 대놓고 욕했다. 크다. 대상이 이상득 의원이다. ‘영일대군’으로 통하는 여권 최고 실세다.

박근혜 답지 않은 발언이라고 봐야 한다. 원칙론이 짙게 스며있는 그의 어록에 어울리지 않는다. 오해와 계파갈등을 우려해 정수성 후보가 출마하는 경주 방문을 피해온 그의 행적에도 어긋난다. 엄밀히 보면 박근혜 전 대표는 정수성 후보를 두둔할 처지가 아니다. 그는 한나라당 당원이고 정수성 후보는 무소속이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이명박계가 역공을 가한다. 당 후보가 있는데 박근혜계가 무소속 후보를 지원하는 건 해당행위라고, 정수성 후보 사무실에 걸려있는 박근혜 전 대표의 사진을 떼야 한다고 비난한다.

그런데도 왜 박근혜 전 대표는 발언수위를 최대치로 끌어올렸을까? 더 넓고 깊은 원칙 때문에? 그 대상이 누구이든 특정 정치인이 특정 후보 사퇴를 종용하는 건 우리 정치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런 해석은 ‘꿈보다 해몽’에 가깝다. 박근혜 전 대표가 남의 당 일에 감 놔라 대추 놔라식 발언을 하는 걸 본 기억이 거의 없다. 여권 실력자임에도 불구하고 국민적 논란이 큰 국정사안에 대해 한 마디 하는 걸 들은 기억이 거의 없다. 광우병과 MB입법에 대해 한 마디 한 적은 있지만 모두 ‘양다리 걸치기식’ 발언이었다.

계파 본색을 드러낸 것으로 보는 게 맞다. 철저히 계파적 입장에서 상대 계파에 공격을 가한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


이렇게 전제해 놓고 세밀하게 살피자. 왜 하필 지금, 왜 하필 가장 센 상대를 골라 공격을 감행했는지를 살피자.

주목할 현상이 있다. 박근혜 전 대표가 ‘우리 정치의 수치’를 언급한 어제, 다른 소식이 전해졌다. 부산경남지역의 박근혜계 의원들이 대검 중수부의 ‘박연차 수사’ 선상에 올랐다는 뉴스였다. 대검 중수부가 김무성 허태열 김학송 의원 등의 후원금 내역을 달라고 선관위에 요청했다는 뉴스였다.

새로운 뉴스는 아니었다. 부산경남지역의 박근혜계 의원들이 수사선상에 올랐다는 뉴스는 수사초기단계에서 이미 흘러나왔다. 허태열 김학송 의원 등의 실명이 공개된 것도 며칠 전의 일이었다.

하지만 달랐다. 어제 뉴스에서 새롭게 추가된 소식이 하나 있었다. 김무성 의원의 실명이 처음으로 공개된 것이 달랐다.

김무성 의원이 누군가. 박근혜계의 좌장 노릇을 하는 의원이다. 그런 그가 대검 중수부의 수사선상에 올랐다면, 행여 그가 사법처리를 받게 된다면 판이 달라진다. 박근혜계의 ‘올망졸망한’ 의원 몇몇이 단죄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상황이 연출된다. 박근혜계의 존립까지 우려해야 하는 상황, 그래서 진검승부를 불사해야 하는 상황으로 몰리게 된다.

맥락을 이렇게 잡고 박근혜 전 대표의 발언을 곱씹으면 이런 해석이 가능해진다. 박근혜 전 대표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대검 중수부가 박근혜계의 존립기반까지 흔들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경고장을 날린 것이다.

박근혜 전 대표가 이상득 의원을 정면에서 겨냥한 게 방증한다.

이상득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이자 이명박계의 최고 어른이다. 바로 이 점이 이상득 의원의 행동반경을 제한한다. 그는 고개 숙일 수 없다. 사퇴 종용 사실을 시인할 수 없고 고개 숙여 사과할 수 없다. 그러는 순간 이명박계의 ‘횡포’가 공인되고 이명박 대통령의 당 관리전략이 의심받는다.

박근혜 전 대표가 ‘불퇴전’의 이상득 의원에게 직격탄을 날린 것은 그에 버금가는 ‘배수진’의 의지를 표명하기 위함이다. 여권 핵심이 ‘박연차 수사’를 매개로 박근혜계를 치면 자신은 사퇴 종용 논란을 고리로 여권 핵심부를 치겠다는 뜻을 공공연히 내보인 것이다.

이렇게 읽으니 새롭게 보인다.

검찰이 어제 돌연 ‘박연차 수사’ 브리핑을 중단했다. 일부 언론이 너무 앞서나가면서 오보를 생산해 정치권으로부터 항의에 시달린다는 이유로 브리핑을 중단했고, 중수부장과 대검 수사기획관은 기자들의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대검 중수부의 이런 태도변화는 박근혜 전 대표의 발언과는 전혀 무관한 것일까? 말 그대로 오비이락에 불과한 걸까?

수사대상에 박근혜계 의원 등이 거론되면서 검찰에 정치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란 관측이 검찰 일각에서 제기된다는 보도가 나온 걸 보면 꼭 그것만은 아닌 모양이다.

하지만 아무래도 좋다. 검찰의 브리핑 중단이 우연의 일치이든, 정치적 고려 때문이든 어떤 경우라도 상관없다. 어차피 검찰은 박근혜 전 대표에 답장을 보낼 주체가 아니다.

이미 수없이 나왔다. 이명박 대통령이 국세청의 세무조사 결과 보고 단계부터 ‘박연차 리스트’에 지대한 관심을 보여왔고, 검찰 수사도 청와대와 조율하면서 이뤄지고 있다는 보도가 여러 차례 나왔다.

이런 보도에 기초하면 분명하다. 박근혜 전 대표의 메시지에 답장을 보낼 사람은 이명박 대통령이다. 그의 의중에 따라 검찰 수사 속도와 강도가 달라지고, 그의 결정에 따라 박근혜 전 대표의 대응이 달라진다.

쉽지 않은 결정이다. 박근혜계에 대한 수사를 접으면 야당이 반발한다. 이 점을 의식해 ‘엄정수사’를 강조하면 여권이 분열된다.

흥미롭다. ‘박연차 리스트’ 수사를 놓고 정치권과 언론 일각에서 제기됐던 가설을 검증할 수 있는 계기가 잡혔다. 이명박 대통령이 ‘박연차 리스트’를 무기 삼아 여권 새판짜기에 나설 것이라는 가설이 맞는지를 가늠하는 계기가 잡힌 것이다.

▲사진=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이상득 의원 ⓒ이상득 의원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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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씨'

한나라당의 김무성 의원이 말했다. 박근혜계의 좌장인 그가 청와대 오찬모임이 끝난 지 만 하루가 지나지 않아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대통령 임기 1년 동안은 조용하게 협조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해 일체의 소리를 내지 않고 협조를 해왔다”고 했다. 그런데도 일부에서 왜 비협조적이냐고 비판을 했다며 “2월 국회가 끝나면 건전한 비주류로서 역할을 할 생각”이라고 했다.

해석의 여지는 없다. 제 목소리를 내겠다는 뜻이다. 제 갈 길 가겠다는 뜻이다. 여차하면 주류와의 정면대결도 불사하겠다는 뜻이다.

특별한 말은 아니다. 어차피 ‘여당 속 야당’ 길을 걸어온 박근혜계다. 제 목소리 내고 제 갈 길 가겠다는 얘기에 새로운 건 없다.

눈길을 끄는 건 시점이다. ‘마이 웨이’의 시작점을 2월 국회 종료 때로 설정한 게 도드라진다. 왜일까? 왜 이 때일까?

두 가지 요인이 있다.

하나. 여권의 계획대로라면 2월 국회는 MB입법을 마무리하는 국회다. 이명박 대통령 입장에선 국정의 기초를 닦는 국회이고, 한나라당 입장에선 ‘필수과제’를 털어내는 국회다. 이 점이 중요하다. 2월 국회에서 MB입법을 마무리하면 한나라당은 한시름 놓게 되고 박근혜계 입장에선 싸워볼 여지가 생긴다. 국정의 발목을 잡는다는 부담감을 떨쳐내고 당내 투쟁에 몰입할 수 있는 여건이 창출된다.

둘. 2월 국회가 끝나면 한나라당은 정비에 들어갈 공산이 크다. 4월 재보선 결과까지 반영하면서 당 지도부 전체를 물갈이하는 대규모 개편을 단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과정에서 한 인물이 등장한다. 이재오 전 최고위원이 귀국한다. 이게 문제다. 그의 귀국이 한나라당 정비의 성격과 폭을 규정할지 모른다. 박근혜계를 포위·압박하는 방향으로 당 정비 방향을 몰아갈지 모른다. 김무성 의원이 지난해 말 이재오 전 최고위원의 귀국을 ‘전쟁선포’로 규정하면서 “신발끈을 동여매고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 걸 상기할 필요가 있다. 김무성 의원은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있다.

어떨까? 박근혜계와 이명박계는 정말 일전을 불사할까? 일전을 불사하면 결과는 어떻게 나타날까?

이르다. 결과를 예측하는 건 너무 빠르다. 결과보다는 오히려 전제를 먼저 되짚는 게 생산적이다.

김무성 의원은 ‘2월 국회 종료=MB입법 마무리’를 전제해 놓고 있지만 이게 어그러질지 모른다. 야당의 반대도 반대이지만 무엇보다도 박근혜 전 대표가 MB입법의 ‘과정’과 ‘국민적 공감대’를 언급한 점이 크다. 이 발언이 한나라당의 속도전에 브레이크를 걸고 그 결과 MB입법이 미완으로 끝날 수도 있다.

이러면 날카로워진다. 이명박계의 심기가 사나워지고 박근혜계에 대한 공세가 매서워진다. ‘통합’ 명분에 밀려 대놓고 싸우지 못하던 이전 태도를 벗어버리고 ‘책임’을 묻는 초강경 태세로 나올 수 있다. 과연 이런 공세를 박근혜계가 막아낼 수 있을까?

방어막은 있다. 4월 재보선이다. ‘미니 총선’이 될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이 승리하지 못하면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은 약화되고 한나라당의 내부 동요는 커진다. 그래서 필요하다. 박근혜 전 대표의 ‘선거 파워’를 용도폐기할 수 없다.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답보 또는 하락세를 보이면 보일수록 ‘박근혜 효과’의 효용성은 커진다.

사정이 이렇다. 유동 요인이 너무 많다. 전쟁 발발 요인과 전쟁 억지 요인이 혼재돼 있고, 화력의 세기를 좌우할 요인 또한 어지럽게 널려있다.

전망은 미루는 게 낫다. 선수들은 아직 경기장에 나오지도 않았다. 락커룸에서 몸을 풀고 있을 뿐이다. 천천히 기다리고 찬찬히 살펴도 된다. 선수들이 출발점에 섰을 때, 2월 국회의 끝이 보일 때 그 때 가서 전망을 해도 늦지 않다.

어차피 싸움의 본질은 ‘계파의 이익’이다. 관중까지 덩달아 다급해할 필요가 없다.

▲사진=김무성 한나라당 의원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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