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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이 똑같다. 보수언론과 진보언론 모두 청와대를 비판한다. 심대평 총리 카드가 무산된 데에는 청와대의 책임이 적잖다고 입을 모은다.

서툴렀다고 한다. 심대평 자유선진당 대표를 총리로 기용하려면 사전작업에 공을 들였어야 한다고 한다. 명색이 정당 대표인 사람을 기용하려면 정책연합과 같은 청사진을 내놓고 정상적인 통로를 통해 협상을 벌였어야 한다고 한다.

일탈했다고 한다. 심대평 총리 카드는 지역주의 연합에 다름 아니라고 한다. 통합형 개각 효과를 극대화하고, 충청 진출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지역주의 세력과 무분별하게 연합하려고 했던 것이라고 한다.

덤터기를 썼다고 한다. 심대평 대표의 탈당으로 선진창조모임의 원내교섭단체 지위가 상실되는 바람에 한나라당은 완충장치를 잃은 채 민주당과 가파른 대립을 벌이게 됐다고 한다.

이런 비판을 종합하면 결론은 쉽게 나온다. 청와대는 손해를 봤다. 혹을 떼려다가 혹을 붙이게 됐다. 통합형 개각은 김이 샜고, 정치적 노림수는 자충수가 됐다.

근데 왜일까? 켕긴다. 너무 단선적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마저 살피지 않은 이면이 있는 것 같다. 이런 것이다.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 심대평 대표의 탈당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사람은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다. 대전충남지역 일부 기초단체장들이 심대평 대표와 행동을 같이 하려는 움직임도 있다고 하니까 이미지만 상처를 입은 게 아니라 조직이 약화되는 결과도 안게 됐다. 이 뿐만이 아니다. 심대평 대표가 탈당 선언을 하면서 이회창 총재에게 각을 분명히 세웠기 때문에 ‘배후 기습’에도 대비해야 한다. 세력은 약해졌는데 전선은 이중으로 쳐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게 된 것이다.

이런 상황이 청와대, 나아가 한나라당에게 두 가지 기회를 만들어준다. 맹주가 사라진 틈을 비집고 진군로를 열 기회를 열어주고, 이게 아니더라도 거중 조정의 기회를 만들어준다. 

자유선진당 단독 구도가 되든, ‘심대평당’과의 경쟁 구도가 되든 한 가지 사실은 분명하다. 어느 당이든 대전충남 지역에서 지배주주의 지위를 잃고 소액주주가 되기 때문에 중앙정치 무대에서의 정치적 영향력은 반감된다. 이런 처지를 극복하고 다시 지역 맹주로 부상하기 위해서는 지역 민심에 ‘전리품’을 내놔야 한다. 행정중심복합도시 지원이나 산업경제적 지원과 같은 정책을 끌어내야 한다. 이게 골칫거리가 된다. 대전충남지역에 대한 지원 권한을 갖고 있는 곳은 청와대와 한나라당, 따라서 이들의 행보에 보조를 맞춰야 전리품을 챙길 수 있다. 자유선진당이나 ‘심대평당’은 이전보다 더 확실히 한나라당에 협조해야 하고, 한나라당은 자유선진당(과 ‘심대평당’)을 쥐락펴략 할 여지가 그만큼 많아진다. 

실상이 이렇다. 당장은 손해 같지만 길게는 이익이 될 수도 있는 게 심대평 총리 카드 무산이다. 대전충남지역의 이익과 직결되는 정책을 잘 조율하면 의외의 큰 소득을 얻을 수도 있다. 물론 행정중심복합도시에 야박하고, 수도권 규제 완화에 박차를 가하는 정책을 펴면 민주당의 입지를 넓혀주는 결과를 빚겠지만 이런 극단적 상황을 배제하면 조율 기술에 따라 충청 지역을 관리할 수 있다.

근데 문제가 있다. 이런 분석과 전망 또한 단선적이다. ‘전칭’의 오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들여다보면 안다. 대전충남지역에서 반MB 정서가 유포되는 동안에도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호감은 사그러들지 않았다. 그래서 분석했다. 일각에서 ‘심대평 총리’ 카드에 친박근혜 정서를 희석시키기 위한 포석이 깔려있는 것으로 봤다. 이명박 대통령이 ‘충청 총리’를 기용하고 충청 지원책을 잇따라 내놓음으로써 반MB 정서와 함께 친박근혜 정서를 줄이려 한 것으로 봤다. 대전충남지역에서 박근혜 전 대표와 어깨를 겨룰 MB직계 인사를 키우려 한 것으로 봤다.

이게 무산됐다. 대전충남지역 민심을 MB에게로 향하게 할 매개를 잃어버렸다. 설령 청와대가 충청지원책을 내놔도 그 효과를 정치적으로 쓸어 담을 채집통을 잃어버렸다. 대전충남지역에서 MB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이끌 결정적 계기를 잃어버렸다.

기묘한 현상을 빚을지 모른다. 이런 사정이 박근혜 전 대표에게 어부지리를 챙겨줄지 모른다. 청와대가 정책면에서 충청 지지를 이끌어내더라도 그보다 더 큰 정치적 지지를 박근혜 전 대표가 챙기는 결과를 빚을지 모른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버는 상황이 연출될지 모른다. 이회창이라는 걸림돌이 왜소해진 상태에서 정부의 충청 지원책을 뒷바람 삼으면 지지율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기 때문이다.  

▲사진=탈당 선언한 심대평 자유선진당 대표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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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갑이 누구인가? ‘리틀 DJ'로 불리던 그다. 그랬던 그가 거부했다. 2006년 10월 북한이 핵실험을 하자 햇볕정책을 비판하면서 “북한은 민족적 차원에서 다룰 상대가 아니라는 게 증명되었다”고 했다. “우리는 동맹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정동영이 누구인가? 자칭 ‘DJ의 제자’라는 그다. 본인 입으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정치적 사부”라고 부르면서 자신이 DJ의 적통자임을 은근히 강조한다. 그런 그가 거부했다. 4.25재보선 때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자제 권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전주로 향했다. 

끌어들이려고 한다. 민주당(일각)이 이런 사람들을 복당시키려고 한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유지가 민주개혁세력 통합이니까 이들을 끌어안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을 통합 1순위로 올려놓고 9월중에 영입할 사람은 영입하자고 촉구한다.

어이가 없다. 만사 제쳐놓고 민주당이 주장하는 ‘DJ 유지 계승’ 입장에서 봐도 어이가 없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민주주의­-서민경제와 함께 3대 위기의 하나로 규정했던 게 남북관계라는 점에 비춰볼 때 그렇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인생에서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는 게 동서화합이라고 말했던 점에 비춰볼 때 그렇다. 두 사람은 ‘DJ의 유지’와는 거리가 멀다.

전도다. 백번 양보해서 두 사람의 전력을 ‘한 때의 이견’ 쯤으로, 털고 갈 수 있는 옛 일 쯤으로 치부하더라도 민주당의 움직임은 분명 전도다. 이들의 영입은 통합이 완료단계에 이르렀을 때, 통합의 취지를 확인하는 차원에서 맨 후순위로 검토해야 할 일이지 1순위로 추진해야 할 일이 아니다.


이들을 최우선 통합 대상으로 삼으면 이미지가 고착된다. ‘호남 자민련’이란 냉소 반 성토 반의 분위기를 강화시킨다. 또 그만큼 삭감된다. 민주당이 읊조리는 ‘혁신을 통한 통합’이라는 구호의 의미가 삭감되고, 정세균 대표가 주장하는 ‘기득권 포기’ 주장의 진정성이 삭감된다. 말은 그렇게 해도 뒤편에선 기득권과 주도권 챙기기에 여념이 없다는 인식만 강화시킨다.

장벽을 친다. 민주개혁세력의 최대 과제로 간주되는 친노 세력과의 통합 길에 콘크리트 장벽을 세운다. 지금의 민주당을 ‘지역정당’으로 규정하는 친노 세력의 시각을 강화시킨다. 민주당이 한화갑-­정동영 씨는 물론 김홍업­-최재승 씨까지 복당시키면, 그렇게 줄줄이 호남 인사부터 끌어안으면 친노 세력의 통합 의무감은 반감되고 독자 움직임은 배가된다.

이런 분석은 상식이다. 누구나 다 아는 일반론이다. 그래서 의아하다. 민주당이 이런 상식을 모를 리 없다. 이런 일반론을 깨닫지 못해 판단 미숙-­오류-­착오를 보일 리가 없다.

다르게 봐야 한다. 당위명제가 생존논리를 넘어선 적이 별로 없는 우리 정치사의 경험칙에 입각해 봐야 한다. 통합을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 또는 통합에 대비한 포석이 깔린 것으로 봐야 한다. ‘참여민주주의’를 당 운영 원리로 삼는 친노 세력과 통합하면 어떤 사단이 날지 몰라 기득권과 지분을 지키려고 방비책을 강구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 민주당 내 호남세력의 세를 유지 강화하기 위해 선수를 치는 것으로 봐야 한다.

▲사진=민주당 지도부와 한화갑 전 의원 등이 지난 19일 서울광장에 설치된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분향소를 찾았다. ⓒ민주당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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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등원을 결정했다. 아무 조건을 달지 않는, 무조건 등원이다.

놀랍지 않다. 이미 예상했던 일이기에 토를 달 생각은 없다.

의원직 총사퇴를 떠벌리면서도 사퇴서를 국회의장한테 내지 않는 기묘한 모습에서 이미 알아봤다. 미디어법 강행 처리로 민주주의 조종이 울렸다고 규탄하면서도 지방을 돌며 제한적인 홍보전만 펴는 어정쩡한 모습에서 이미 알아봤다. 민주당은 성의 표시만 하려 했을 뿐, 사생결단할 생각은 애당초 없었다. 등원은 시간 문제였다.

그래도 이것 하나는 짚고 넘어가야겠다. 왜 지금이어야 하는지, 이런 시점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반드시 짚어야겠다.

헌재 심리는 언급하지 않겠다. 민주당이 자진해서 제기한 방송법 효력정지 가처분신청과 권한쟁의심판 청구에 대한 헌재의 심리과정은 말하지 않겠다. 민주당이 헌재 결정에 거는 기대가 클수록 여론전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하는 게 경험칙임에도 불구하고 거론하지 않겠다. 당위명제, 즉 ‘어떤 세력, 어떤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독립된 판단’을 능멸하는 주장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절제하겠다. 

하지만 이건 다르다.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이자 정치적인 문제다.

MBC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MBC의 최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가 엄기영 사장 경질 가능성을 공공연히 밝히면서 노조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YTN은 이미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배석규 대표이사가 보도국장을 일방적으로 경질하고 ‘돌발영상’ PD를 대기발령 조치한 데 대해 노조와 기자협회가 극심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런 시점,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이 투쟁을 거둬들이면 어떻게 될까? 자명하다. 고립된다. MBC와 YTN 사원들이 회사 담장 안에 갇힌다. 민주당 스스로 병참선을 끊어버림으로써 민주당 스스로 규정한 ‘반민주세력’이 ‘민주언론’을 옥죄는 길을 넓혀주는 것이다.

민주당은 아니라고 한다. 국회에 등원한다고 해서 미디어법 원천무효 투쟁을 멈추는 건 아니라고 한다. 국회에 등원해도 원내외 병행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한다.

말은 좋지만 영양가는 없다. 민주당의 무조건 등원 결정 자체가 미디어법 원천무효 투쟁의 김을 뺀다. 미디어법 원천무효 장외투쟁이 역부족이라고 판단해 무조건 등원 결정을 내린 판에 힘을 다른 의안에 분산하면서 능동적이고 효율적인 원내외 병행투쟁을 끌어내겠다는 건 몽상 아니면 변명이다.

민주당을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 밖에 없다. 미디어법 원천무효 투쟁을 물려야 할 만큼 긴박하고도 절박한 문제가 따로 있음을 찾는 것이다. 민주당이 회군할 수밖에 없는 이유, 국민이 동의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를 찾는 것이다.

있을까? 그런 게 있을까? 물론 있다. 정세균 대표가 그러지 않았는가. 3대 위기, 즉 민주주의 서민경제 남북평화 위기 극복을 위해 원내외 병행투쟁을 벌이겠다고 하지 않았는가.

대표적인 게 내년 예산안이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4대강 사업비 때문에 복지예산 등이 깎이는 건 ‘오해’라며 밀어붙일 태세를 가다듬고 있고, 야당과 시민사회단체는 절대 안 된다고 맞서고 있다.

민주당으로선 외면할 수 없다. 민생과 직결되는 문제니까, 삶의 환경과 직결되는 문제니까 소홀히 다룰 수 없다. 미디어법이 매우 중요하지만 이 사안 또한 엄청 중요하다.

이렇게 보니 이해할 여지가 생긴다. 이것도 챙겨야 하고 저것도 챙겨야 하는 민주당의 분주함과 번다함이 안쓰럽게 느껴질 정도다.

근데 막힌다. 민주당의 처지는 이해하겠는데 민주당의 해법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애당초 그러지 않았는가. 소수 야당의 궁색한 처지 때문에 미디어법을 막지 못했다고, 그래서 국민의 힘을 얻기 위해 장외로 나간다고 하지 않았는가.

이 궁색한 처지가 갑자기 달라지기라도 하는 건가? 내년 예산안을 둘러싼 공방에선 민주당의 궁색한 처지가 탄탄한 입지로 둔갑하기라도 하는 건가? 미디어법과는 달리 주도권을 쥐고 정부여당의 일방독주를 제어할 수 있는 건가? 장외투쟁을 스스로 접음으로써 의정주도권을 한나라당에 헌납하고서도 그걸 단번에 되찾을 수 있는 신묘한 비책이라도 숨겨둔 건가? 민주주의 위기 극복을 위한 싸움을 접은 마당에 서민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싸움만은 가열차게 전개할 수 있는 건가?

묻지 말자. 정세균 대표의 기자회견문을 두 번 세 번 정독해도 답이 나오지 않는다. 이리 보고 저리 봐도 민주당의 무조건 등원은 ‘묻지마 등원’이다. 묻지 말라는데 꼬치고치 캐묻는 건 결례다.

Posted by '토씨'


또 오해란다. 4대강 사업 예산 때문에 복지 예산과 사회간접자본 예산이 축소됐다는 주장은 오해라고 이명박 대통령이 말했단다. 그래서 “실상을 국민에게 잘 알려 달라”고 한나라당에게 당부했단다.

도대체 뭘, 어떻게 오해했다는 걸까?

한나라당 관계자가 설명했다. “올해 예산은 경제위기 속에서 편성한 긴급 예산이므로 단순히 올해와 내년 예산을 비교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제위기 이전과 비교해 복지나 인프라 관련 예산이 축소되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했다.

풀자. 예산을 주무르는 정부와 여당이 오해라는데 어떡하겠는가. 풀자. 다만 그 전에 하나만 물어보자. 오해를 말끔히 씻기 위해서라도 꼭 알아야 하는 것이다.

내년이 되면 나아지는 건가. 경제위기 때문에 피폐해진 민생이 나아지는 건가. 복지 예산이 2008년 2007년 수준으로만 돌아가도 친서민 정책을 구현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는 건가.

수치들이 줄줄이 도열하기에 묻는 것이다. 내년이 된다고 해서 민생이 대폭 나아질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게 만드는 수치들이 바리케이드를 치고 있기에 묻는 것이다. 이런 것들이다.


자영업자가 23만명 줄었다. 올해 7월 현재 자영업자 수가 606만 2천명으로, 1년 전보다 23만명 줄었다. 이들이 내년이 되면 재기할 수 있을까? 그렇게 빨리 살림을 펼 수 있을까? 전국의 상인들이 기업형 슈퍼마켓 때문에 아우성을 치는 상황에서 몰락한 자영업자들이 대박 아이템을 들고 알짜배기 상권에 돌아올 수 있을까? 전국에서 문을 닫는 외식업소만 월 2만개가 넘는데 이런 현실을 뛰어넘어 재창업에 성공할 수 있을까?

임금이 줄었다. 노동부가 사용노동자 5명 이상 사업체를 대상으로 올해 2분기 임금을 조사한 결과 노동자 1인당 월 명목임금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만 9천원(256만 3천원→252만 4천원) 줄었고, 월 실질임금은 10만원(233만 9천원→223만 9천원) 줄었다. 이렇게 줄어든 임금이 갑자기 오를 수 있을까? 중앙생활보장위원회가 내년 최저생계비를 2.75% 찔끔 올린 판에 민간기업들이 임금을 팍팍 올려줄까?

실업급여 수급자가 늘었다. 노동부 조사 결과 올해 1월부터 지난 24일까지 실업급여를 지급받은 사람이 100만 280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8.6%가 늘었다. 이렇게 늘어난 실업자가 내년이 되면 취업에 성공할 수 있을까? 실업급여 수급자 수가 증가한 비율만큼 취업자 수가 대폭 증가할 수 있을까? 시가 총액 상위 10개사가 올 상반기 투자를 지난해 상반기보다 9.1% 줄인 반면 현금성 자산은 10.4% 늘리는 판에 고용을 대폭 늘릴까?

정부와 한나라당의 대답 여하에 달렸다. 이런 질문에 단호하게 ‘예’라고 말할 수 있다면, 그에 부응하는 근거를 내놓을 수 있다면 풀 수 있다. 얼마든지 오해를 풀 수 있다. 2008년 2007년 복지 예산이라고 해서 풍족한 게 아니었지만, 감질 나긴 마찬가지였지만 그래도 이해할 수 있다.

대답해 보라. 정말 ‘예’인가?

▲사진 출처=프레시안

Posted by '토씨'


아주 간단한 질문부터 던지자.

이명박 대통령은 왜 잘 나갈까? 갖가지 악재가 끊이지 않는데도 왜 지지율이 상승 추세를 보이는 걸까?

청와대가 여론조사기관 두 곳에 의뢰해 실시한 조사에서 지지율이 모두 40%를 돌파했다고 한다. 한 곳의 조사에선 45.5% 나왔고, 다른 곳의 조사에서도 46.7%가 나왔다고 한다.

눈 여겨 볼 대목이 있다. 시점이다. 취임 직후 50%대의 지지율을 기록한 이후 처음으로 지지율 최고점을 기록한 시점이 22일과 23일이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영결식이 거행되기 전날과 당일이다. 이것만이 아니다. 30%대 초반에 머물던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 추세를 보이기 시작한 시점이 7월말이다. 한나라당이 대리투표와 재투표 논란을 불사하며 미디어법을 강행처리한 시점, 민주당이 민주주의의 종언을 선언하며 장외투쟁에 나선 시점이다.

민주주의의 상징이 서거했는데도, 민주주의의 종언을 고하는 사태가 벌어졌는데도 이명박 대통령은 여론 참화를 입기는커녕 오히려 잘 나갔다. 그 이유가 뭘까?

잘못된 여론조사일까? 청와대가 발주한 조사여서 결과가 그렇게 나온 걸까? 그럴지도 모른다. 다른 조사에선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40%대를 돌파하지 않았다. 그래서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이런 해석은 안일하다. 침소봉대의 다른 버전일 뿐이다. 다른 조사에서도 추세는 같았다. 수치만 다를 뿐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 추세를 보이긴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거듭 묻는다. 도대체 이명박 대통령이 잘 나가는 이유는 뭔가?

해석은 한결같다.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 추세를 보인 가장 큰 이유로 친서민 행보와 국민 통합 메시지를 꼽는다. 위장된 것이라는 반박이 끊이지 않는데도 이명박 대통령의 이런 행보가 한나라당 고정 지지층은 물론 중도층까지 움직인 것으로 것으로 분석한다.

딱히 부정할 수가 없다.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한나라당의 고정 지지층 35% 안팎보다 10%포인트 정도 높다. 중도층 견인 이외에 달리 해석할 방법이 없다.

소용없다. 이 현실을 극복하지 않는 한 민주당이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유지를 받들어 민주대연합을 추진해도, 다른 야당과 단합하고 시민단체와 연합해도 소용없다.

싸우지 않은 게 아니고, 연합하지 않은 게 아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서거를 기점으로 민주당이 강경투쟁에 나선 게 엄연한 사실이고, 거리에서 다른 야당과 어깨동무한 게 엄연한 사실이고, 재보선에서 다른 야당과 암묵적으로 연합한 것이 엄연한 사실이다. 그런데도 이명박 대통령의 질주를 막아내지 못했다면 해법을 오로지 연합에서 찾는 건 엉성하다. 오히려 자생적 연합의 빈구멍을 찾는 게 시급하다.

연합은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다. 하드웨어를 멋지게 만들어도 소프트웨어가 갖춰지지 않으면 고철 덩어리에 지나지 않는다. 아무리 연대망을 구축해도 콘텐츠를 채워 넣지 않으면 덩치 키우기에 불과하다.

핵심적인 문제는 연합 이전에 깃발이다. 어떤 깃발을 들 것인지, 그리고 누가 들 것인지에 따라 연합의 성패가 달라진다. 민주주의 후퇴라는 수세적인 대응을 민주주의 회복이라는 공세적인 싸움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고리를 걸 수 있느냐에 따라, 친서민 행보가 위장된 것이라는 지적에서 한 발 나아가 서민경제 회복을 이끌 수 있는 청사진을 제시할 수 있느냐에 따라 성패가 달라진다.

느긋하게 처리할 숙제가 아니다. 상황이 그렇게 여유롭지가 않다. 기선을 이명박 대통령이 잡고 있다.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국민 통합을 명분으로 정치 개혁을 하반기 화두로 올리는 데 성공했고, 이른바 국민통합형 개각도 예고하고 있다. 정치 개혁 방안에서 꼼수가 드러나지 않는 한, 개각에서 제2의 천성관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기선을 내놓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이런 분위기를 내년 지방선거 때까지 이어가려 할 것이다.

그래서 하는 말이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이 살려면 뜨겁게 속도전을 벌여야 한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유지, 나아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지는 총론이지 각론이 아니다. 서거한 두 전직 대통령이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서민경제가 위축되고 남북관계가 흔들리는 현실에 안타까워하고 분노했다고 해서 그것을 똑같이 읊조리는 건 합당한 태도가 아니다. 그런 총론에 각론을 채우고, 그런 문제의식에 대안을 접목시키는 것, 이게 바로 고인들의 유지를 받드는 것이고, 연합을 성공으로 이끄는 길이다.

남은 자들이 짊어져야 하는 몫은 따라하기가 아니라 창조하기다.

▲사진=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5일 광복절 기념식을 마친 후 버스를 타고 청와대로 돌아가고 있다. ⓒ청와대 홈페이지

Posted by '토씨'

북한의 특사조문단이 남북정상회담을 희망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뜻을 전했단다.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정부 핵심 인사에게(중앙일보), 특사조문단이 이명박 대통령에게(조선일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구두메시지를 전했단다. 이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이 답했단다. “핵문제를 (미국뿐만이 아니라) 남북 간에도 얘기하자. 우리가 나서면 생각보다 쉽게 풀릴 수 있다”고 했단다.

청와대는 부인한다. 외교안보수석실은 “남북정상회담 관련 사항은 일체 거론된 바 없었다”고 부인하고, 이동관 대변인도 “과거와 같은 방식의 남북정상회담이나 대화는 안 된다”고 말한다. 

어느 쪽 말이 맞는지는 짚지 말자. 의미가 없다. 북한이 남북정상회담을 제의했다고 해서 성사될 상황이 아니고, 남한이 이에 응한다고 해서 생산적 결과를 낳을 계제가 아니다.

청와대에겐 없다. 대북정책을 바꿀 마음도, 그럴 여지도 없다.

‘패러다임 전환’이라고 자평한단다. 청와대가 이명박 대통령과의 면담을 원하는 특사조문단에게 뒤늦게 답을 준 것도, 특사조문단이 청와대를 방문할 때 예외 없이 검색대를 통과하게 한 것도, 다른 나라 조문단과 동급으로 대우한 것도 모두 ‘패러다임 전환’에 따른 것이라고 한단다. 과거 정부는 ‘선 민족 후 국제관계’라는 기조에서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우선시했지만 현 정부는 남북관계도 특수 관계의 틀을 벗어나서 국제적인 보편타당한 관계로 발전해야 한다고 판단해 특사조문단에게 그렇게 대응했다고 한단다.

이명박 정부가 기조로 삼는 건 민족공조가 아니라 국제공조다. 그리고 국제사회의 대북기조는 제재다. 미국 또한 클린턴의 방북에도 불구하고 표면적으로는 대북제재 기조를 고수한다. 이런 국제환경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의 ‘전환된 패러다임’에 따르면 대북정책 기조는 교류가 아니라 제재여야 한다. 북한의 특사조문단보다 어제 방한한 미국의 대북 제재단의 방한 결과가 더 중한 결과를 빚을 수도 있는 것이다. 청와대는 이런 뜻을 바꿀 의사가 전혀 없다.

여지도 없다. 청와대를 에워싸고 있는 지지세력이 그럴 여지를 주지 않는다.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전문가의 입을 빌려 보도했다. “민족공조로 핵 포기를 이끌어내겠다는 논리는 지난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통해 현실성이 없다는 게 확인(됐다)”고 했다. 부시 행정부의 출현이란 상황 요인은 뒤로 돌린 채 노선 그 자체의 문제로 몰아갔다.

그러면서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국제사회의 제재로 코너에 몰린 북한의 위기 모면 전술일 가능성”을 경계해야 하고, “남한을 통해 미국을 설득하는 우회전술”을 경계해야 하고, “김정일이 워싱턴으로 가기 위해 서울을 이용하려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남한이 지렛대가 돼 미국을 설득하는 통로를 열어주고, 김정일 위원장이 워싱턴으로 가는 길을 열어주면 핵 문제를 해결하고 북미 관계 개선과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체제 조정에 도움이 될텐데도 보수 세력은 인정하지 않는다. 지렛대 역할을 허수아비 노릇 쯤으로 치부한다.

가능하지가 않다. 청와대가 마음을 고칠 생각을 하지 않고, 지지세력이 정책을 바꿀 여지를 주지 않는 한 남북정상회담은 속 빈 강정이다. 설령 특사조문단이 제의를 했더라도 그건 실체 없는 수사에 불과하다.

전제가 분명하다. 바뀌어야 한다. 남북정상회담 여건이 조성되려면 청와대의 ‘전환된 패러다임’이 전환돼야 한다. 그게 아니라면 ‘패러다임 전환’이 가동될 수 있도록 북미 관계가 바뀌어야 하고 국제관계가 바뀌어야 한다. 이게 우리 현실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23일 북한 특사조의방문단을 만나고 있다. ⓒ청와대 홈페이지

Posted by '토씨'


1.
60대의 대구 시민이 말했습니다. “평생 경상도 토박이로 살며 선거 때 김대중 전 대통령을 찍은 적이 한 번도 없다”는 그가 말했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외환위기 때 나라를 구하려고 애쓴 사실을 뒤늦게 알고 가슴이 뭉클했다”며 고인을 달리 평가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코미디언 배칠수 씨가 말했습니다. MBC라디오 ‘최양락의 재밌는 라디오-3김퀴즈’에서 7년 넘게 성대모사를 하면서 고인을 공부한 그가 말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장에서 너무나 아이같이 우는 모습을 보고 그동안의 완벽하고 냉철한 이미지가 한순간에 깨졌다”고 말했습니다.

같습니다. 고인에 관심을 두지 않았던 사람도, 고인을 공부했던 사람도 정작 고인의 진면목은 보지 못했습니다.

2.
그저께 차안에서 들었습니다.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고인을 추모하면서 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전 국민이 성대모사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김대중 전 대통령일 것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나름대로 행간을 읽었습니다. 국민 다수가 고인의 성대모사를 하는 것은 그만큼 고인이 유명했고, 친근했기 때문이라는 메시지를 읽었습니다.

맞을 겁니다. 고인의 인지도는 99.99%쯤 될 겁니다. 젖먹이 아이를 빼고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겁니다.

하지만 알지 못합니다. 그가 누구인지는 제대로 알지 못합니다. 

어떤 사람은 ‘선생님’으로 추앙하고, 다른 사람은 ‘빨갱이’라고 욕합니다. 어떤 사람은 ‘불굴의 정치인’으로 평가하고, 다른 사람은 ‘대통령병 환자’로 혹평합니다. 고인에 대한 평가는 이렇게 다릅니다. 그제도 그랬고 어제도 그랬습니다.

약간 줄긴 했습니다. 오늘에 와서 호평은 늘었고 혹평은 줄었습니다.

하지만 인식의 전환으로 보긴 어렵습니다. 고인의 서거를 계기로 고인에 대한 회고가 이어지면서 인식을 새롭게 한 결과로 보긴 어렵습니다. 그보다는 한국 특유의 정서, 떠나는 자의 등 뒤에 대고 아픈 말을 하지 않는 특유의 전통(?)에 따른 현상에 가깝습니다. 인식과 평가의 간극은 여전히 큽니다.

3.
고인은 생전에 말했습니다. “대중보다 반 발짝만 앞서 가야 한다”고 말하곤 했습니다. 그런데도 결과는 다릅니다. 대중의 절반은 반 발짝이 아니라 몇 발짝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왜일까요? 왜 이렇게 간극이 큰 걸까요?

여러 이유가 있을 겁니다. 이미 제기됐던 여러 이유들, 이념 공세와 언론 보도, 미디어 환경 등등의 여러 이유들이 있을 겁니다.

그리고 또 하나가 있습니다. 문화입니다. 기록의 문화….


4.
번역판 평전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프랑스 대혁명기에 자코뱅당의 지도자였던 로베스피에르의 일대기를 정리한 책이었습니다.

방대한 책이었습니다. 쪽수가 1000에 육박하는, 베개 삼기에도 부족함이 없는 책이었습니다. 건조했습니다. 엄청난 쪽수에 담긴 내용은 칭송도 비난도 아닌 사실이었습니다. 시시콜콜한 신변잡사부터 교과서에 실려야 할 족적까지, 취합될 수 있는 모든 사실이었습니다.

로베스피에르 평전만이 아니었습니다. 아인슈타인 평전도 그랬고 프리다 칼로 평전도 그랬습니다. 인물에 대한 평가는 독자의 몫으로 돌리고 평가 자료만 제시했습니다.

5.
상상해 봅니다. 이런 평전이 고인의 생전에 나왔다면 어땠을까 상상해 봅니다. 이런 평전을 국민이 읽었다면 어땠을까 상상해 봅니다.

아무 얘기도 하지 못했을 겁니다. 접근 가능한 사실을 모두 접한 다음에 내려지는 개개인의 평가에 대해 아무 얘기도 하지 못했을 겁니다. 그건 그 사람의 자기 인식이고 자기 평가일 테니까요.

많은 얘기가 오갔을 겁니다. 인상에 치우치지 않고 느낌에 휘둘리지 않는 토론, 객관적 사실을 재료 삼고 자신의 가치관을 양념 삼은 진지하고도 생산적인 토론이 진행됐을 겁니다.

6.
이런 평전은 꼭 필요합니다. 사후만이 아니라 생전에도 꼭 필요합니다. 그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를 위해서 꼭 필요합니다. 편향된 이미지에 갇혀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기 위해 꼭 필요합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사가의 몫이지만 제2, 제3의 김대중에 대한 평가는 동시대를 사는 유권자의 몫입니다. 떠난 자에 대한 판단은 역사에서 꿈틀대지만 오는 자에 대한 판단은 현실에서 작동합니다. 

▲사진 출처=고 김대중 전 대통령 추모 공식홈페이지

Posted by '토씨'